CR番外-情人节特辑2(14)

"유한아, 나가자."
고유한은 안 그래도 이미 휘어진 눈을 더 휘며 말했다.
"뭐라고?"
"나가자고."
"아니, 그 전 말."
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. 그 전 말? 무슨 말? 네 이름 부른 거?
"유한아?"
"응!"
고유한은 환하게 웃으며 내 팔을 잡았다.
"그렇게 불러주니까 너무 좋다. 성까지 붙이면서 부르지 마. 나 멀리하는 것 같단 말이야."
정말 왜 이렇게 성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. 성도 자기 이름의 일부인데 왜 성을 붙이지 말라는 건지. 그러면서도 나는 혼자 곱씹어봤다. 만약에 유한이가 나를 부를 때 성을 붙이고 "최연우"라고 부르면...

오우.
나는 눈에 안 띄게 몸서리를 쳤다. 적응 안 돼. 차라리 연우라고 부르는 게 훨씬 낫다. 그래서 고유한도 나보고 성 빼고 불러 달라는 건가. 어려운 요청도 아닌데 뭐. 앞으로 성 빼고 불러야겠다.
"우리 연우, 가자."
고유한은 보조개가 보일 정도로 웃으며 나를 향해 손을 내뻗었다.
"저기 환상적인 세상 속으로."